중급 · 임수 사주 뜻, 큰 바다 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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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 사주 뜻, 큰 바다 같은 사람

강가에 서서 물속을 들여다본 적 있으신가요. 큰 강은 아무리 봐도 속이 잘 안 보입니다.

함사주 만세력 실제 화면
함사주 만세력 · 실제 화면 — 색과 글자가 이 글과 같습니다

강가에 서서 물속을 들여다본 적 있으신가요. 큰 강은 아무리 봐도 속이 잘 안 보입니다. 그런데 그 물은 뭔가를 감추고 있는 게 아니에요. 담아 둔 게 워낙 많아서 그렇게 보이는 겁니다.

오늘 이야기할 임수(壬水)가 딱 그런 물입니다. 바다, 큰 강, 깊은 호수. 겉은 잔잔한데 속은 꽉 차 있는 물이지요. 사주에 임수를 타고났거나, 주변에 "속을 잘 모르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 글이 실마리가 되실 거예요. 어렵지 않게, 그림 그리듯 풀어 보겠습니다.

임수는 '모아서 응축하는 물'이에요

임수를 한 장면으로 그리면 '댐'이 좋습니다. 골짜기 물을 한곳에 그득히 모았다가, 문을 딱 터뜨리면 엄청난 기세로 쏟아져 내려가지요. 모으는 힘, 그리고 모았다가 한 번에 터뜨리는 힘. 이 둘이 다 임수예요.

그래서 임수가 하는 일은 '끌어모아 씨앗처럼 갈무리하는 것'입니다. 흩어진 것을 한 점으로 모아 두는 물이지요. 겨울에 만물이 땅속 씨앗으로 돌아가 있는 그 모습, 그게 바로 임수입니다.

겨울 물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다음 봄을 씨앗 속에 다 넣어 두고 있어요. 그래서 겉은 잔잔하고 속은 가득 차 있습니다. "속을 모르겠다"는 말이 여기서 나오지요. 감춘 게 아니라, 모아 둔 게 많은 겁니다.

같은 물이라도 다음 편에서 볼 계수(癸水)는 방향이 정반대예요. 임수가 아래로 모으는 물이라면, 계수는 위로 들려 올라가는 물입니다.

크게 벌리는 물

임수는 양간(陽干)이에요. 양간은 세력을 따르고, 일단 판을 크게 벌리고 보는 결이 있습니다. 그래서 임수는 물이지만 소극적인 물이 아니에요. 변화가 오면 빨리 반응하고, 쓰는 것도 크고 이루는 것도 큽니다.

다만 크게 벌리는 만큼 새는 것도 커요. 그래서 임수에게는 '둑'이 필요합니다. 이 이야기는 조금 뒤에 다시 하겠습니다.

한 가지만 미리 말씀드릴게요. 글자 하나로 사람을 다 판단하면 안 됩니다. 물상(物象)은 사주를 읽는 보조 수단이에요. 그림으로 감을 잡되, 실제 풀이는 원국(原局) 전체의 구조로 봐야 합니다. 이 전제를 깔고 편하게 읽어 주세요.

임수의 한 해

임수가 태어나는 자리는 초가을입니다. 밖으로 벌어지던 기운이 안으로 모이기 시작하는 때이니, 모으는 물 임수가 여기서 태어나는 게 자연스럽지요.

그리고 겨울에 이르면 임수는 가장 힘센 자리에 섭니다. 모든 것이 씨앗으로 응축된 한겨울, 그야말로 임수의 세상이에요.

봄이 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씨앗에 가두어 두었던 것이 나무의 힘으로 터져 나가면서, 모아 두던 힘이 서서히 풀려요. '봄이 오면 장맛이 없어진다'는 말에 비유할 수 있어요. 짠맛은 응축의 맛인데, 봄이 되면 그 농도가 풀려 버리거든요. 그래서 임수 일간이 봄 운을 만나면, 직장 잘 다니던 사람도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나쁜 게 아니라, 씨앗이 싹을 내려는 때예요.

여름에는 불기운이 활발해 임수가 자꾸 들려서 흩어집니다. 그래서 임수 일주가 여름 글자를 많이 만나면 '일복이 많다'고 봐요. 모으려는 물이 자꾸 흩어지니 몸이 바빠지는 거지요.

이 십이운성(十二運星)의 흐름 하나하나가 사실 진짜 재미있는 대목인데, 글로 다 풀면 너무 길어져요. 목소리로 짚어 드리는 게 훨씬 잘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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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는 무엇을 만나야 살까

임수를 살리는 건 크게 세 가지예요.

첫째, 흙입니다. 크게 벌리는 물이라 가두어 주는 둑이 없으면 모아 놓은 게 다 새어 나가요. 흙은 임수의 창고를 잠가 주는 '열쇠'입니다.

둘째, 쇠(金)입니다. 쇠가 물을 낳아 주니, 쇠가 있는 임수는 근원이 마르지 않고 계속 흐릅니다. 물의 뿌리인 셈이지요.

셋째, 불입니다. 찬물은 데워 주는 불이 있어야 사람을 살리는 물이 됩니다. 흙으로 잠그고, 쇠로 뿌리를 대고, 불로 데워 주는 것. 이 셋이 임수를 살립니다.

임수 일간, 어떤 사람일까

모으는 물이라 생각이 깊고 담아 둔 것이 많습니다. 융통성과 지혜가 있고, 남이 못 보는 속사정을 읽어 내는 힘이 있어요. 강물이 속을 안 보이듯, 말을 꺼내기 전에 이미 몇 수 앞을 생각해 두는 사람이 많습니다. 두뇌 회전이 빨라서, 조금 속을 알기 어렵게 비치기도 하고요.

느낌을 잡고 싶으시면 — 큰 무대의 센터에서 스케일 크게 뻗어 나가는 그 깊은 존재감을 떠올려 보세요. 딱 큰물 임수의 결이에요. (특정인의 사주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임수라는 기운이 사람으로 나타나면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 그림입니다.)

강물은 누구나 와서 마시는 물이라, 좋은 것도 궂은 것도 두루 받아들이는 넉넉함이 있어요. 다만 그만큼 물들기도 쉬우니, 곁에 두는 사람을 특히 살펴야 합니다. 물은 한자리에 머물지 않는 성질이라 이사나 직장 변동이 잦고, 한곳에 오래 매이면 답답해하기도 하지요. 물이 지나치게 많으면 마음이 가라앉기 쉬우니, 햇볕 같은 불기운을 곁에 두는 게 좋습니다.

직업으로 보면 무역·외교처럼 오가는 일, 물건을 옮기는 일, 밤에 돈이 들어오는 일에 인연이 있어요. 또 모았다가 한 번에 터뜨리는 물이라 '부(富)의 요소'가 큽니다. 크게 모이면 큰 강, 큰 못을 이루어 크게 쌓는 사람이 있지요.

임수를 잘 살리는 세 가지 습관

첫째, 열쇠를 가지세요. 벌리는 힘이 큰 만큼 잠그는 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기한과 범위를 스스로 정해 두는 습관이 임수의 창고를 지켜 줘요.

둘째, 물의 뿌리를 놓지 마세요. 배움과 자격, 근원이 되는 공부가 임수를 마르지 않게 합니다.

셋째, 풀리고 흩어지는 때를 알고 넘기세요. 모아 둔 것이 풀리는 때는 나쁜 일이 아니라 씨앗이 싹을 내는 때예요. 그때 판을 다 뒤집지 말고, 가두어 둔 것을 조금씩 꺼내 쓰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임수는 큰 그릇이 됩니다.

오늘 정리

임수는 모든 기운을 씨앗 하나로 응축해 두는 겨울의 큰 물이에요. 가을에 태어나 겨울에 왕성하고, 봄에 풀리고, 여름에 흩어집니다. 흙으로 잠그고 쇠로 뿌리를 대고 불로 데우면 사람을 살리는 물이 되고, 일간으로 타고나면 지혜 깊고 융통성 있는 큰 그릇의 사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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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은 천간론의 마지막, 계수입니다. 임수와 정반대로 '거꾸로 오르는 물' 이야기예요. 함께 보시면 두 물의 결이 확 살아납니다.

完 讀 · 다 읽으셨습니다
함민우 낙관 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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