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망(空亡)이란 무엇인가 — 비어 있다는 자리의 진짜 뜻
만세력을 보다가 어떤 글자 옆에 «공망»이라고 붙어 있는 것을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이름이 비어 있을 공(空)에 없어질 망(亡)이라 불길하게 들리는데, 실제 뜻은 훨씬 담백합니다.
천간 열 개, 지지 열두 개 — 둘이 남습니다
사주의 글자는 두 종류입니다. 위에 오는 천간이 열 개(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아래 오는 지지가 열두 개(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입니다.
이 둘을 짝지어 나가면 갑자·을축·병인… 순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천간이 열 개뿐이라 열 번 만에 다 씁니다. 지지는 열두 개니까 짝을 못 찾은 지지가 둘 남습니다.
이 남은 둘이 공망입니다. 「비어 있다」는 말 그대로, 짝이 없어 비어 있는 자리라는 뜻입니다.
갑자(甲子)부터 열 개를 세면 갑자·을축·병인·정묘·무진·기사·경오·신미·임신·계유에서 천간이 끝납니다. 남은 지지는 술(戌)과 해(亥) — 이 열 칸에 속한 사람에게는 술·해가 공망입니다.
내 공망 찾는 표
공망은 태어난 날(일주)을 기준으로 잡는 것이 가장 널리 쓰입니다. 내 일주가 어느 열 칸에 속하는지 보면 됩니다.
| 일주가 속한 열 칸 | 공망 |
|---|---|
| 갑자 ~ 계유 | 술·해 (개·돼지) |
| 갑술 ~ 계미 | 신·유 (원숭이·닭) |
| 갑신 ~ 계사 | 오·미 (말·양) |
| 갑오 ~ 계묘 | 진·사 (용·뱀) |
| 갑진 ~ 계축 | 인·묘 (호랑이·토끼) |
| 갑인 ~ 계해 | 자·축 (쥐·소) |
그리고 내 사주 안에 그 글자가 실제로 있을 때 「그 자리가 공망을 맞았다」고 봅니다. 없으면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어느 자리가 비었느냐로 읽습니다
공망이 붙은 «자리»에 따라 뜻이 달라집니다. 사주 네 기둥은 각각 인생의 영역을 나타냅니다.
| 자리 | 영역 | 공망일 때 전통적 해석 |
|---|---|---|
| 년주 | 조상·초년 | 물려받은 것에 기대기 어려움. 스스로 일으키는 결 |
| 월주 | 부모·사회 | 정해진 틀·조직 안에서 답답함을 느끼기 쉬움 |
| 일지 | 배우자 | 배우자 자리에 채워지지 않는 느낌. 늦게 자리잡는 경우가 많음 |
| 시주 | 자식·말년 | 말년의 형태가 통상적이지 않음. 자식과의 인연이 특이함 |
비었다는 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공망을 «없어지는 것»으로만 읽으면 절반만 본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공망은 이렇게도 읽습니다.
- 흉한 것이 공망을 맞으면 그 흉함도 비워집니다. 나쁜 기운이 힘을 잃습니다
- 세속적인 것에 덜 매입니다. 그래서 종교·예술·학문·수행처럼 «비움»을 다루는 자리에서 오히려 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채워지지 않으니 계속 찾습니다. 그 갈증이 사람을 멀리 가게 만들기도 합니다
공망 하나로 인생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그 글자가 원국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대운에서 채워지는 시기가 오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운에서 같은 글자가 들어오면 «공망이 채워진다»고 보아 그 시기에 일이 풀리는 것으로 읽기도 합니다.
학파마다 다르게 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공망은 비중을 크게 두는 쪽과 거의 보지 않는 쪽이 갈립니다. 고전을 중시하는 흐름에서는 중요하게 다루고, 현대 실무에서는 참고 정도로만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상담을 받으실 때 선생님마다 다른 이야기를 하셔도 그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 보는 방식이 다른 것입니다.